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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Comments- Add comment | Back to news Written on 19-Aug-2009 by Jungle_Entertainment

드렁큰 타이거, 각광받아야할 이유!

너무 밋밋하다. 다들 흐름에 몸을 숨기느라 바빠 보인다.


국내 힙합가수 드렁큰 타이거가 힙합 팬들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는 까닭은 바로 남들이 갖지 못하고 있는 특유의 ‘배짱’ 때문이 아닐까 싶다. 거친 힙합계에서 국내 최대 힙합 크루인 무브먼트사단의 맏형으로 살아갈 수 있는 데에도 남들과 다른 뭔가를 갖고 있을 필요가 있다.  최근 발매돼 높은 인기를 끌어온 정규 8집은 그가 힙합 대부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비교적 쉽게 전해준다. 그의 8집은 방대한 작업량으로 이미 화제를 자아내왔다. 1~2곡의 싱글이 대세인 음악 시장에서 그는 26개 트랙에 이르는 음반을 선보였다. CD 한 장에 다 담을 수 없는 분량인 만큼 2CD로 나뉘어 담겼다. 2CD 음반은 100만장 시절에서나 가끔 만나볼 수 있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저도 시류를 따라볼까 하는 생각이 없지 않았지요. 하지만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거꾸로 가보자 했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도 필요했고, 저 자신에 대한 신념도 있어야 했고요.”

그가 2CD를 내고자 했을 때 다들 미쳤다고들 했다. 어찌 그 고생을 보답받을 수 있겠느냐는 주위의 걱정도 수시로 밀려들었다고 고백했다.

“할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때로는 대중들에게, 또 때로는 힙합마니아에게 보여주고픈 음악이 제 내면에서 꿈틀댔고요. 아티스트가 그걸 품고 갈 수는 없잖아요.”

천만다행이었다. 2CD 음반 출시 소식에 무엇보다도 힙합팬들이 열광했다. ‘톱’에 대한 비딱한 마음으로 딴지를 걸어대던 정통 힙합 마니아들도 날카로운 시선을 일시 접고 맘껏 박수를 쳐댔다. “힙합 전문 사이트의 댓글을 읽어봤다”는 드렁큰 타이거는 “무엇보다도 진정성이 통했다는 것이 기쁘다”며 겸손해했다.

오프라인 음반 판매 조사사이트인 한터차트에서 그의 음반은 월간 순위 2위에 랭크돼 있다. 아무리 현란한 후크송들이 음악소비자의 귀를 현혹한다 하더라도, 드렁큰 타이거가 정성껏 준비한 묵직한 음반 앞에서는 고개를 조아릴 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음반은 ‘필 굿 사이드’로 명명된 첫번째 CD와, ‘필 후드 사이드’로 이름붙여진 두번째 CD로 구성돼 있다. 전자는 대중들에게 전하는, 후자는 마니아를 위한 음악이다. 첫번째 CD에는 결혼 후 삶과 동료, 주위를 돌아보는 다소 밝은 면모가 녹아 있다면, 두번째 CD에는 맘껏 일갈하고 절규하는 래퍼의 기본 정신을 잊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아내인 윤미래가 산통을 느낄 때부터 일기를 써서 출산할 때까지의 메모를 바탕으로 한 ‘축하해’, 윤미래와 함께 작업한 ‘트루 로맨스’, 의욕을 주문하는 ‘돈 크라이’ 등을 통해 그도 우리와 같은 생활인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다가도, ‘필 후드 사이드’의 ‘몬스터’ ‘죽기전에 죽지 않아’ 등을 통해서는 우리가 꿈꾸는 일탈과 용기를 대신해 전해준다. 묘한 스타일로 숫자가 반복되는 ‘숫자놀이’에서는 흡사 시인 이상의 ‘오감도’가 연상되기도.

앨범에서 미국 힙합계의 거물인 라킴, 일본의 유명 아티스트 지브라의 이름이 발견되고 있는 것 역시 그의 역작을 향한 욕심을 가늠케 한다. 그는 “나 스스로도 믿지 않을 만큼의 좋은 기회가 있었다”면서 “앞으로 공동 작업들이 꽤 있을 터이니 기대해달라”고 주문했다.

앨범 재킷에 포동포동한 모습으로 얼굴을 내민 그의 아들 조단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밖에 없었다. 그의 아버지는 다이나믹 듀오, 리쌍, 에픽하이, 양동근, 은지원 등의 힙합크루인 ‘무브먼트 사단’의 수장인 드렁큰 타이거이고, 그의 어머니는 힙합과 솔 음악을 수시로 오가는 아찔한 가창력의 가수 윤미래다. 좀더 멀리가면 ‘팝칼럼니스트’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만들었던 유명 음악평론가 서병후씨가 할아버지고, 할머니는 와일드 캣츠의 김성애씨다.

“글쎄요. 돌잔치에서 마이크를 잡기도 했는데…. 굳이 음악을 한다면이야 말릴 수는 없겠지요. 저희 부부도 그러했으니까요.”

아직 그는 건강이 완전하지 않다. 불치병인 척수염으로 2년전 많은 이들을 꽤 걱정시킨 적이 있다. 혼자서 서기 힘들어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했고, 100㎏가량 부은 얼굴로 지인들이 그를 못 알보는 일도 있었다. DJ DOC의 이하늘이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우리 (서)정권(본명)이 어딨냐”며 펑펑 울었던 일화도 제법 유명하다.

“매일같이 한 웅큼씩 약을 먹어야 합니다. 지금 다시 서서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이번 음반에서 그렇게 하고픈 말이 많았던 것도 아픈 몸과 관련이 있을 겁니다. 아프지 말아야죠. 음악이 있고 가족이 있으니까요….”

<글 강수진·사진 정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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